[일기]감정 쓰레기통

난 고민을 잘 들어주고 입이 무거운 상담자다. 어디까지나 자칭이다.


많은 사람들이 고민을 털어놓기도 하고 내가 오지랖이 넓은 것도 있고 뭐 기타등등.


이런 역할을 자처하다보면 재미있는 사람들을 많이 보게 된다.


고민이 재밌는 경우도 있고 인간이 재밌는 경우도 있는데 이번에는 인간의 재미에 대해서 말해보려고 한다.






난 이제 곧 30살이라서 그런지 몰라도 사람이 친해지는 과정에 대해서 엄격한 편이다.


흔히 말하는 호구조사부터 시작해서 관심사, 철학 등등 많은 부분은 서서히 알아나가는 것이 맞고 


이렇게 단계를 밟아 나가면서 친해졌을 때 자신의 어두운 부분을 말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.


그런데 참 신기한 게 나이가 어린 사람은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진행이 빠르더라.



최근에 알게 된 한 사람이 있다. 서로 알게 된 건 1주 정도고 실제로 얼굴을 본 건 한 4시간쯤 되려나.


나랑 나이 차이는 5살, 꿈과 야먕이 큰 24살의 처자다. 나이에 걸맞게 꿈과 야망이 크고 나는 주위 사람들과 다르다는 생각으로


세상에 맞서는 그런 사람이다.


이 사람과는 내가 활동하고 있는 단체에서 만났다. 참고로 내가 오래 활동했고 이 여자가 늦게 들어왔다.


뭐 어쨌든 이 사람은 나랑 딱 이틀봤고 날 본지 3시간만에 자신이 가지고 있는 고민을 술술 털어놓기 시작했다.


사실 고민이라고 해도 별 특별한 것은 없었다. 흔히 생각 할 수 있는 인간관계, 돈, 직장 이야기들.


요약하자면 '난 엄청 힘들고 괴로운 상태니까 니가 좀 알아줘!'


그런데 듣고 있자니 이 인간이 단계를 안 밟아서 이상해 보이는 건 둘째치고 참 어처구니가 없다라.


논조가 하나같이 '난 특별한 사람이라 이런 안 좋은 일들을 겪는다! 그렇지만 이런 일을 겪고 싶지 않다!'였기 때문이다.


솔직히 뭔가 조언을 해주고 싶은 마음도 없었기에 그냥 고개나 끄덕이며 적당한 리액션을 취해줬다.


활동이 끝나고 마누라(진)과 카톡하면서 이 처자 이야기를 했다.


마누라(진)은 대번에 "넌 감정 쓰레기통이네."라고 말을 했고 그게 이 글을 쓰게 된 계기가 되었다.




뭔가 더 쓰고 싶지만 이것에 관한 이야기는 나중으로 미뤄야겠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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